지난 주 동대문 DDP에서 열리는, 인터파크에서 야심차게 기획했다는 루나파크 전시회에 다녀왔다. 솔직히 너무 시간이 아까운 전시회였지만, 이 전시회의 참상을 좀 알려야 될 것 같아서 포스팅한다.
일단 인증샷이다. (가보지도 않고 깐다고 할까봐 안에서 찍은 사진 한구석을 크롭해서 올린다) 친구가 초대권이 생겼다고 해서 다녀왔는데, 친구덕분에 루나파크 무료 티켓으로 가게 된 나조차 동대문까지 왔다갔다 한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형편없는 전시회이다. 정가 내고 봤으면 더 빡쳤을 것 같아서, 솔직후기를 써야겠다고 결심했다. 조목조목 설명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인터파크 루나파크전 더 디자인 아일랜드, 최악이었던 이유 (단점):
1. 전시 광고 / 상세 안내페이지에 나왔던 내용과, 실제 전시회에 전시된 작품이 다르다. 나는 달을 보는 여러 토끼들이 전시된 설치작품인 상하이빌리지 Moon Festival 작품은 있지도 않았다. 직원에게 광고페이지를 보여주며 '이 작품은 어디 있어요?' 하니까 그건 그냥 포스터용 작품이란다. 당황스러웠다.
바로 이 작품이다. 전시회장 안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그 작품이다. 사람마다 전시회를 가는 이유는 다르겠지만, 포스터나 안내페이지에 나온 작품을 보려고 가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인데, 이것이야말로 소비자와 관객에 대한 기만행위가 아닌가 싶다.
2. 전시회장 자체가 너무 작다. 광고에는 한국 최초의 테마파크형 전시회를 운운했지만, 당황스럽게도 DDP 루나파크전 입구에 들어가는 순간 출구가 보이는, 정말 작은 공간이다.
알렉산드로 멘디니 전이나 픽사 전을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해당 전시들은 DDP의 넓은 공간에 동선을 여유롭게 해 두고, 실제 전시된 작품도 많았다. 그 정도로는 못 하더라도, 공간을 더 널찍하게 쓰고 여유롭게 작품들을 배치했어야 적어도 "테마파크" 라는 단어를 갖다 쓸 수 있는게 아닌가 싶다.
3. 체험할 수 있는 작품, 공간 등이 거의 없다. 테마파크라 함은 특별한 경험을 받는 공간이 아니던가? 하지만 루나파크전에서는 내가 직접 만져볼 수 있는 것이 말도 안 되는 레고, 팽이의자 밖에 없었다. 산업디자인 브랜드로 유명한 몇몇 의자에 앉아볼 수 있긴 했지만 이 역시 촬영용도라 다들 잠깐 사진만 찍고 일어나는 분위기이다.
4. 만지면 혼난다. 커다란 고릴라나 토끼 조형물은 못 만지게 되어 있고, 행여 가까이라도 가면 직원이 달려와 제지를 한다. 나 같은 성인이야 많은 전시회에 다녀봤으니 루나파크전 전시회장 곳곳의 "접촉금지" 사인을 보고 '아 이 전시회는 그냥 눈으로 보는 거구나' 를 직감했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자꾸 손을 갖다대다가 전시회장 내부 루나파크전 직원들에게 혼나는(?) 불상사가 생겼다. 테마파크를 상상하고 재미있게 놀자고 온 전시회인데 조금 짠한 마음이 들었다.
5. 사진찍기에 좋은 곳이지만, 사진이 잘 안 나온다. 무슨 말인고 하니, 전시회장이 좁고 그 안에 너무 많은 오브제들을 우겨넣어 놓아서 사진을 예쁘게 찍을 수 있는 각이 안 나온다. 거기다 사람이 많아서, 어떤 사진을 찍든 나 외의 다른 사람들이 나오게 되어 인생샷을 건지기 쉽지 않다.
너무 루나파크전 단점 후기만 쓰는 것 같아 장점도 써 보자면,
1. 색감이 알록달록하다. 가족단위 전시회로 가는 경우 아이들의 상상력이나 색채감 발달에 도움이 될 것 같기는 하다.
2. 에어컨이 빵빵해서 시원하다. 요새 카페에 가서 피서하는게 유행이라도 하던데, 루나파크전 역시 이런 대안 피서지로 좋을 것 같다.
3. 레고나 팽이의자는 어른들에게는 시시한 놀이감일수 있지만, 아이들은 정말 잘 놀았다. 덕분에 부모님들도 안심하고 작품을 관람하거나 쉬는 분들이 보였다. 아이와 함께 가되 아이에게서 해방되어 아이와 따로 놀 수 있는 전시이다.
티켓 정가가 1만 5천원이던데, 그래도 사진이 잘 나오고 컬러감이 예쁘긴 하니까 3천원정도면 딱 좋은 전시같다. 하물며 할인을 많이 하고 티켓도 많이 뿌리는, 요새 트렌디하다는 작가들의 작품이 많이 있는 대림미술관과 디뮤지엄에 가도 이정도 실망감을 느껴본적은 없다. 시급이 15만원 정도 되는 사람이라도, 이 돈을 내고 가기엔 정말 아까운 가격이며, 시간이 아까울 정도의 전시이다. 보니까 루나파크 가족권, 패밀리권 등으로 가족단위의 손님들을 호객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정말 꼭 가고싶다 하는 사람은 꼭 초대권 이벤트나 루나파크전 무료 티켓을 구해보는 것을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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