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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재개봉 관람후기 (4DX vs 3D 아이맥스, CGV 판교)
오늘은 주말을 맞아 영화 아바타 재개봉을 관람하고 왔다. 2009년에 개봉을 했던 작품이지만, 올해 10주년을 맞아서인지 재개봉을 했다. 나는 2009년에 이미 아이맥스로 아바타를 본 적이 있지만 그 때 이 작품을 너무나 재미있게 (사실 재미있다는 단어보다는 충격적이라는 단어가 더 적합할 것이다) 봤기 때문에 재개봉을 보고 싶었고, 친구는 그 당시에 영화관에서 보려다가 못 봤다고 해서 선뜻 재개봉 아바타를 관람하게 되었다. 이번에 영화 아바타를 본 곳은 CGV 판교 4DX관이고, 2009년에 아바타를 본 곳은 왕십리 IMAX 아이맥스 관이다.
- 보는 영화를 넘어 "경험하는 영화", 아바타
내가 2009년에 영화 아바타를 아이맥스 쓰리디고 보고 나서 충격적이었던 이유는 바로 영상미와 현실감에 있었다. 나는 3D 애니메이션은 좋아하지만 그것들은 인사이드아웃이나 인크레더블, 토이스토리같은 '캐릭터화된' 작품에 한해서였다. 폴라 익스프레스같은 작품에는 관심이 전혀 없었다. 왜 그런가 하고 나중에 곰곰히 생각을 해 봤는데, 실제의 인물을 3D로 렌더링한 작품에 대해서 내가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이버 가수 아담을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진 모르겠는데, 한때 3D로 가상의 사이버 가수를 만들어 앨범도 만들고 TV에 뮤직비디오도 방영되고 했던 적이 있다. 그 때 사이버 가수 아담을 보면서 내가 느꼈던 불쾌감이 남아있어서였다. 찾아 보니 이런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불쾌한 골짜기 이론' 이라는 것이 있었다. 충분히 현실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로봇 또는 인간의 형상을 한 무엇' 에 대해서 사람이 본능적으로 불쾌함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는 말이었다.
반면 영화 아바타에서는 전혀 내가 불쾌함을 느끼지 못했다. 물론 실사 배우인 샘 워딩턴과 조 샐다나, 시고니 위버의 실제 인물이 스토리상 먼저 나오고, 그 뒤에 아바타라는 3D 캐릭터가 나와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맥락적 특성을 떠나 영화 아바타의 주인공 부족인 나비족이 짓는 표정과 몸짓이 아주 현실과 비슷했기 때문에, 불편함보다는 친근함을 더 느꼈다. 내게 아바타는 경험의 한계를 넘어서게 하는 영화였다.
- 3D 아이맥스로 본 아바타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던 자연스러운 캐릭터 움직임과 연출은 내가 영화 아바타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게끔 만들어 주었다. 판도라 행성의 곳곳이 아름답게 비추어질 때 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아이맥스 3D 안경 너머로 스크린 위에 신성한 나무의 씨앗들이 떨어질 때, 나는 손을 내밀어 그 씨앗을 잡으려고 했다. 플라스틱 3D 안경이 내 얼굴 위에 놓여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플라스틱 안경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선명하게 보이는, 깃털같이 움직이는 형상의 기억은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 4DX 3D로 본 아바타 재개봉
4DX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CGV에서 운영하는 "체험형" 스크린이다. 영화 좌석이 움직이게끔 되어 있어, 하늘을 나는 장면이나 영화 속 자동차 추격씬 등에서 화면이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의자가 움직이는 방식이다. 또한 상영관 천장에 빛이 나오는 플래시라이트, 수증기와 물 분무가 나오는 스프링클러, 바람이 나오는 에어샷 기계장치가 되어 있다. 각 영화 장면에 따라 이런 체감 효과들을 적절히 사용하여 관객의 경험 정도를 배가시키는 역할을 하게 되어 있다.
이번에 본 아바타에서 아주 인상적이었던 점은 이런 4DX 스크린이 가지는 효과를 적절히 사용했다는 점이다. 이크란이라는 판도라 행성의 익룡 (또는 새) 을 타고 제이크 설리와 네이티리가 물 근처를 활공하며 지나가는 장면에서는, 물과 바람이 함께 나오면서 상영관 의자가 비행방향에 맞추어 움직였다. 나도 함께 활공을 하는 듯한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 또한 마지막의 나비족 vs 인간 대규모 전투 씬에서는 총격이나 폭탄 투하가 있을 때 커다란 사운드와 함께 영화관 좌석이 움직여서 나도 현장에 있는 것 같은 현실감이 인상적이었다. 다시 한 번 재관람하고 싶을 정도로, 멋진 경험이었다.
참고로 내 앞자리에는 가족끼리 아바타를 관람하러 온 4인 가족이 있었는데, 초등학교~중학교 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엔딩크레딧이 올라간 뒤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12세 이상의 아이와 함께 볼 만한 영화로도 추천 가능할 것 같다. (참고로 영화 아바타의 관람 가능 나이는 12세이다. 12세 관람가 영화이기 때문이다.)
- 3D 4DX 상영관의 단점 (아쉬운 점) + 준비해 가면 좋을 것 (준비물과 팁)
에어컨 바람이 반갑기만 한 더운 날씨라, 나는 오늘 영화관에 반팔 린넨 원피스를 입고 갔다. 문제는 영화관 내부가 꽤 춥다는 점이다. 옆쪽에서 나비족이 이크란을 타고 날 때마다 바람이 나오고, 그 와중에 물방울까지 튀겨서 영화관 안이 너무나 춥게 느껴졌다. 꼭 담요나 긴팔 겉옷 등을 구비하고 가야 할 것 같다.
영화관 좌석 자체가 움직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약한 사람이라면 멀미나 어지러움을 느낄 수 있다. 또한 3D 안경을 쓰고 영화를 봐야 하기 때문에, 안경을 쓰고 그 위에 3D 안경을 쓴 사람이라면 의자가 움직일 때마다 안경이 떨어질까봐 불안할 것 같다.
화면과 카메라의 움직임에 따라 좌석이 이동하기에, 주머니에 넣은 물건이나 손에 든 물건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가방을 들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참고로 다른 일반 상영관에서는 앞좌석에 가방을 걸 수 있는 고리가 있는데, 4DX 상영관에는 가방을 걸 수 있는 고리는 없다. 발 앞쪽의 공간에 두어야 한다는 점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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