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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리뷰

직장인 젤리슈즈 : 네이티브 오드리, ABC마트 누오보 NUOVO 베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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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젤리슈즈 : 네이티브 오드리, ABC마트 누오보 NUOVO 베티 후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매대에서 헤븐리 슈즈 (헤븐리 젤리슈즈) 를 실패하고 난 뒤, 젤리슈즈에 대한 열망은 커져만 갔다. 특히 비가 왔던 이번 주에 일반 가죽신발을 신고 회사에 가니 더 짜증이 나서, 장마기간 출근용 신발을 후딱 사야겠다 싶어 판교 현대백화점에 또 다녀왔다. 쇼핑을 한 번 하면 반나절이 가도록 열심히 돌아다니는 나의 특성상, 이번엔 꼭 원하는 제품만 찾아야겠다 결심하고 백화점 젤리슈즈만 찾아 헤맨 끝에 두 가지를 구입했다. 직장인 젤리슈즈로 적당한 디자인이라, 이렇게 소개한다.

* (궁금해할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지만, 젤리슈즈 선택 실패기가 궁금한 사람이 있을 경우 아래 링크를 참고하면 된다.)


1. 네이티브 오드리 (NATIVE 젤리슈즈, NATIVE 신발)



   먼저 내가 구입한 건 신발 브랜드 네이티브 NATIVE 브랜드의 오드리라는 제품이다. 위 사진의 뾰족하게 생긴 플랫 젤리슈즈가 바로 네이티브 오드리이다. 생긴 디자인 자체가 일단 일반적인 고무신 모양의 젤리슈즈 (크록스 젤리슈즈, 멜리사 젤리슈즈) 와 다르게 생겼고, 실제로도 신으면 젤리슈즈임이 티나지 않는 예쁜 디자인의 젤리슈즈이다. 나중에 인터넷으로 찿아보고 안 거지만 네이티브 신발은 천연고무를 활용한 제품만을 만들어내는 젤리슈즈 전문 브랜드라고 한다. 펀칭이 되어 있는 펀칭 젤리 운동화, 고무 스니커즈도 있었다. 출퇴근 때만 신는다는 가정 하에, 남자 젤리슈즈로도 괜찮아 보였다. 친구에게 남성용 젤리슈즈를 물어 보니, "남자 여름 신발은 버켄스탁이 최고야" 라고 하던데, 버켄스탁이 비에 강한 신발인 건 알고 있지만 그걸 회사에 신고 갈 만한 회사가 얼마나 있을까 싶다.

   이 젤리슈즈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광택이 나지 않는다는 점과 디자인의 장점이다. 크록스 젤리슈즈는 번쩍번쩍한 광이 있어서 100미터 전방에서 봐도 젤리슈즈임이 티가 나는데, (물론 이것은 그 특유의 젤리슈즈 고무신 모양도 한몫 한다) 네이티브 젤리슈즈 오드리는 멀리서 보면 조금 두꺼운 가죽 구두를 신은 것 같아 전혀 티가 나지 않는다. 물론 이 신발을 신고 회사 안을 돌아다니기에는 힘들 것 같은 디자인임은 감수하고 샀다. 

   내가 구입한 컬러는 흰색. 파란색은 너무 눈에 띄는 컬러고, 검은색 젤리슈즈는 너무 어두워보여서 흰색으로 샀다. 백구두 (빽구두) 를 신은 것 같이 보일거라고 생각되겠지만, 실제로 색깔은 아주 새하얀 흰색이 아니라 살짝 회색톤이 감도는 컬러라 직장인 젤리슈즈로 너무 부담스럽지 않다. 다만 장마기간 젤리슈즈로 이 제품을 신고 대중교통을 타고 출퇴근할 경우 흰색 젤리슈즈에 때나 기름이 묻어 오염이 되기 쉬울 것 같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의 출퇴근용 젤리슈즈로는 적합하지 않을 것 같다.   

   어제 잠시 나가서 얼마나 안 미끄러지나 테스트를 해 봤는데, 의외로 착화감이 괜찮다. 그리고 헤븐리 젤리신발의 경우 아스팔트 바닥과 내 발바닥이 하나된 듯한 물아일체를 느낄 정도로 발바닥이 아팠는데, 이건 그렇지 않다. 뒷굽이 어느정도 있어서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괜찮은 젤리슈즈다. 누가 젤리슈즈 추천을 해 달라고 하면 자신있게 들이댈 수 있을 만한, 괜찮은 제품이다.

   단점이 있다면 바로 가성비가 좋지 않다는 점이다. 정가가 6만 9천원이라, 현대백화점 카드 할인 찬스를 써서 조금 저렴하게 샀다. 집에 와서 인터넷 젤리슈즈 판매 사이트들 (오픈마켓) 을 검색해 보니 좀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것 같은데, 일단 나는 당장 장마기간 신발로 사용할 방수 신발을 찾던 거라 오프라인 매장에서 바로 구입했다. 오래 신을 수 있을 만한 퀄리티이긴 하지만 절대가격이 높은 직장인 젤리슈즈인 것은 조금 아쉽다.

   그리고 사람 발 모양에 따라 불편할 만한 디자인이다. 신발과 발을 이어 주는 샌들 스트랩 등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모양의 신발을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는데 나는 평소에도 잘 신고 다녀서 (물론 뛸 때 조금 불편하긴 하다) 어색함이 없지만, 힐컵에 스트랩이 없는 디자인을 처음 신어보는 사람이라면 불편할 것 같다.


2. ABC마트 누오보 베티 (NUOVO BETTY, ABC마트 젤리슈즈)



   이건 에이비씨 마트 ABC Mart 에 별 생각없이 들렀다가 발견한 디자인, 누오보 Nuovo 라는 브랜드의 젤리슈즈이다. 모델명은 베티 Betty 이고, 사이즈는 230부터 245까지 5단위로 출시되었다고 한다. 

   비슷한 디자인의 스트랩 샌들로 누오보 문라이트 Moonlight5, 줄리아 Julia, 로빈 ROBYN4, 타이니 Tiny 1, 오를라 Orla 6 등도 있다. 누오보 터뮬트 1 Tumult 1 역시 비슷한 디자인이다. 다만 이 중 젤리슈즈인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으니, 온라인으로 구입할 사람들은 소재를 꼭 확인하고 구입하는 것이 좋겠다.

   이 제품을 사기 전 사소한 해프닝이 있었는데, 내가 직원에게 "여기 젤리슈즈는 없나요?" 라고 물었더니 직원이 "젤리슈즈는 판매하지 않습니다" 라고 대답한 것이다. 근데 막상 매대와 진열대를 보니 젤리슈즈가 꽤 있었다. 당황스러웠지만 일단 침착하게 제품을 살펴본 후, 누오보 젤리슈즈를 들고 아까 그 직원에게 가서 "이 젤리슈즈 사이즈 좀 찾아주시겠어요?" 라고 하니 본인도 당황한 눈치. 적어도 자사 매장에 어떤 제품이 있는지는 알아야 하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직원이 입사한지 얼마 안 된 사람이었나 보다.


   누오보는 젤리슈즈 전문 브랜드는 아니지만, 이 젤리슈즈 디자인이 조금 무난해 보였다. 나는 발가락 노출이 많은 젤리슈즈를 기피하는데, 이 젤리슈즈는 ABC마트 젤리슈즈 중 제일 발등이 많이 가려지는 젤리슈즈였기 때문이다. 긴 바지를 입는다면 출퇴근용 젤리슈즈로도 무난할 것 같지만, 나는 비 오는 날 직장인 출근룩으로 바지는 잘 안 입으려고 하기 때문에 이 신발은 평소에 캐쥬얼 차림으로 돌아다닐 때 신을 요량으로 구입했다. 가격도 4만 2천원이라 적당한 가격의 젤리슈즈였다.


   ABC마트 젤리슈즈 역시 광택이 나지 않아 마음에 들었고, 발 뒤쪽에 스트랩이 있어서 발목과 신발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준다는 점이 좋다. 실제로 신어 보니, 확실히 안정감이 있다. 그리고 바닥이 미끄럽지 않다. 헤븐리 젤리슈즈 단점 중 가장 크리티컬했던 것이 신발 밑창이 너무 미끄러웠다는 점인데, 누오보 젤리슈즈는 바닥의 마찰력이 강해 미끄러질 염려는 전혀 들지 않았다. 락피쉬 젤리슈즈 중에도 이런 디자인이 있었던 것 같은데, 내가 갔던 매장에는 없어서 선택지에 올릴 수가 없었다.


   아쉬운 점은 캐쥬얼한 디자인 뿐이다. 그리고 기우일 수 있겠지만, 신발을 험하게 신거나 스트랩을 쥐어뜯는듯이 풀러내는 성향의 사람이라면, 뒤쪽 스트랩이 끊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이런 젤리슈즈는 신축성이 없고, 소재의 특성상 피로도가 누적되면 끊어지게 마련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올해의 젤리슈즈 방랑이 끝났다. 남은 일은 올해 산 젤리슈즈들을 오래오래 잘 신는 것 뿐이다. 나처럼 직장인 젤리슈즈로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위 디자인들을 신어 보고 구입하면 출퇴근 신발 스트레스가 좀 덜해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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